연재 5 한문소설의 대가 연암 박지원 양반전, 남궁선생전 5 몰락하는 양반과 부상하는 평민을 등장시켜 조선후기의 사회변동인 양반매매 사건을 해학과 풍자의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4. 1. 14. 06:00마음공부_책_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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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5 한문소설의 대가 연암 박지원 양반전, 남궁선생전 5 몰락하는 양반과 부상하는 평민을 등장시켜 조선후기의 사회변동인 양반매매 사건을 해학과 풍자의 기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1886년 조선 한양의 모습_양반

양반은 강원도 정선에 살고 있는 성품이 어질고 글읽기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생활 능력이 없어 관곡으로 연명하다보니 꾸어 먹은 것이 천여 석이나 되었습니다. 갚을 능력이 전혀 없는 양반은 이웃에 사는 부자에게 양반권을 이양하게 됩니다.

평민 부자는 양반 신분을 소원하여 양반의 환자 천 석을 갚아 주고 대신 양반 신분을 양도받기로 합니다. 돈으로 신분을 살 수 있다는 데서 속물주의적 근성을 보이나, 결국 양반이 되기를 거부하는데서 판별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군수는 양반과 평민 부자 사이의 신분매매를 조정하는 구실을 맡은 인물인데, 양반 계층인 군수가 기지를 써서 양반의 신분을 옹호하고 매매행위 자체를 파괴시키는 과정을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골계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매의 내용이 양반에게 유리하고 평민이 되어 지켜야 할 일들은 제시되지 않아 양반 사회를 옹호한다는 점에서 신분해방이나 계급의식 타파에는 아직 못 미치는 한계가 있다 하겠습니다.

양반 매매 증서 내용

  • 1차 문건(허위, 가식폭로) : 문건의 작성 일자(영조 21년 9월, 1745년), 양반소임에 따른 다양한 명칭, 양반이 지켜야 할 사항, 문권 이의시 변경 방안, 군수,좌수,별감 서명

부자 왈 " 양반의 생활은 신선과 같은 것인줄 알았더니, 그렇게 행동의 구속을 받아서야 어떻게 살 수 있겠소. 더 좀 좋은 일이 있게 해 주시오"

  • 2차 문건(비도덕적 행동비판) : 선비의 존귀한 지위, 양반의 이전, 문과 급제자 홍패의 이권, 음관의 이권, 궁한 선비의 이권

부자 왈 "그만 두시오, 참으로 맹랑합니다그려, 당신네들이 나를 도둑놈으로 만들 작정이시오?" 하고는 머리채를 흔들면서 달아났다. 그 뒤부터 그는 죽을 때까지 '양반'이란 소리를 입에 담지도 않았다.

이 작품은 연암집 권8 <방경각외전>에 실려 있습니다. 연암은 서문에서 "선비(士)는 하늘이 내린 벼슬이니, 선비의 마음이 바로 뜻(志)이다. 그 뜻이란 무엇인가? 권세와 이익을 꾀하지 않고 출세해도 선비의 도리를 떠나지 않으며, 곤궁해도 선비의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명예와 절개를 삼가지 않고, 한갓 문벌을 밑천으로 여기거나 조상의 덕을 팔아 먹는다면 장사치와 무엇이 다르랴, 그래서 <양반전>을 지었다" 라고 썼습니다.

1744년~1760년 사이의 한양도

이 작품은 양반 신분을 사고 판 정선 양반과 정선 천부(賤富)를 풍자한 것으로, 당시 양반 사회의 허위와 부패를 폭로한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작품의 주제는 양반의 위선적인 가면을 폭로하고 봉건 계급 타파를 주장한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양반전은 조선 후기에 들어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게 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합니다. 부농이 등장하여 경제력에 의한 신분 획득이 가능해지고, 관료 사회의 부정이 깊어졌으며 몰락 양반의 비참한 모습이 드러나는 등, 조선 후기의 역사적 상황이 작가의 간결한 필치에 의해 잘 묘사된 것입니다. 또한 중간 중간에 삽입된 교모하고 익살스러운 표현들은 독자의 웃음을 자아내어 작품의 가치를 한층 더 높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박지원 선생의 해학은 따라갈 작가가 없는 듯 합니다.

                                                                                         1901년 종로

참고할 작품 남궁선생전

이 작품은 허균이 지은 한문 단편소설이다. 주인공 남궁두는 서울에 와서 벼슬살이를 하였는데, 시골에 있는 그의 첩이 간통을 하여 활로 쏘아 죽이고는 관가에 잡혀가서 죽을 고생을한다. 그는 중이 되었다가 무극 치상산에서 어떤 노인으로부터 신선의 술법을 받아 신선의 도를 터득한다. 그러나 그 노인은 남궁두가 수련을 제대로 못 한다며 다시 속세로 내려보낸다. 남궁두는 인간 세상에 내려와 장가를 들고 산다. 허균이 부안에 있을 때, 남궁두가 찾아와 비결을 주고 간다. 그는 나이가 여든 셋인데도 마흔 예닐곱처럽 보였다. 그는 끝내 종적을 감추고 만다.

 

연암 박지원은 봉건사회가 서서히 해체되면서 근대 사회로의 이행이 진행되고 있던 전환기의 조선 후기를 살다 간 선각자이며 탁월한 문인입니다. 그는 새로운 자연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주의적 인식 태도를 확립함으로써 화이론적 명분주의를 비판하고 주체적 실리주의를 주창하였으며, 관념적 학문을 버리고 실용적 학문을 할 것을 주장합니다. 그가 남긴 전이나 소설에는 이러한 인식이 깊게 투영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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