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4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기인이며 시대의 반항아 그리고 유불선 통달, 전국 각지 방랑자이자, 시인, 소설가인 김시습의 금오신화중 이생규장전에 대해 알아봅니다.

2024. 1. 6. 06:00백촌 김문기 선생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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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4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기인이며 시대의 반항아 그리고 유불선 통달, 전국 각지 방랑자이자, 시인, 소설가인 김시습의 금오신화중 이생규장전에 대해 알아봅니다.

금오신화는 김시습(1435~1493)이 세조가 단종에게 강제로 선위를 받고 단종복위 운동인 사육신 사건을 거쳐 관서 관동 호서 호남을 유람하고 경주 용장사 부근 금오산실을 짓고 정착한 1465년(31세) 이후에 저술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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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은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지었으며, 유불선 정신을 아울러 포섭한 사상과 탁월한 문장으로 일세를 풍미하였습니다.

 

<이생규장전>은 서사구조에 있어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전후 단계의 구성을 취하는 보다 복잡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단계는 현실에서의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 후단계는 생사를 넘어선 초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데 개성의 낙타교와 선죽리라는 구체적인 현실공간과 신분의 차이로 인한 혼사 장애와 홍건적의 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파란만장한 두 남녀의 인생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후반부에 들어서 그와는 정반대인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을 성취합니다. 이렇듯 두 주인공의 거듭되는 결합과 이별의 과정을 통해 주인공들의 긴밀도는 강해지면서 결말의 비극성을 더한층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마치 영화 천녀유혼을 보는 듯 합니다.

부모의 반대로 인한 첫번째 위기와 홍건적의 난으로 맞게 되는 사별의 시련, 죽은 영혼과의 갈라짐 등 세 번에 걸쳐 시련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홍건적의 난을 기점으로 현세의 이생과 저승의 최랑이 일시적으로 결합을 한 후 다시 영원히 이별함으로써 전반부의 시련과는 대조적인 성격을 갖게 됩니다. 즉 전반부는 결합-분리-결합의 구조를 보이지만 후반부는 분리-결합-분리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금오신화가 쓰여진 15세기 후반을 전후한 시기에는 패설문학이 아주 성행하였습니다. 성임의 <태평광기상절>, <태평통재>가 바로 이 시기에 나왔으며, 서거정의 <골계전>, <태평한화>, 강희맹(세종이 이모부, 강희안의 형)의 <촌담해이> 성현의 <용재총화>가 모두 이 시기에 나온 저작들입니다. 이 저작들은 당시 민간의 언어와 생각, 민속적 관념 등이 사대부의 언어와 문화와 활발하게 교섭했음을 보여줍니다. 당시 사대부 계급이 가지고 있던 기층문화에 대한 관심, 민속이나 민간설화에 대한 정서적 친근감은 이 시기 패설문학이 발전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을 뿐 아니라 <금오신화>를 탄생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전등신화> 위당기우기 <금오신화> 이생규장전

전등신화는 1378년 명나라 구우가 쓴 괴기소설집으로 처음에는 40권으로 지어졌으나 현재에는 20편의 단편과 부록 1권만이 남아있습니다. 구우는 전당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평생 불우하여 지방에서 낮은 벼슬을 하면서 떠돌아 다녔습니다. 구우가 살던 시대는 당나라 사람들이 지은 염정소설의 문체로 작품을 쓰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당나라 시대의 염정소설은 신이하고 괴기스러운 내용을 섞어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쓴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어체로 쓰는 것이 특징 이었습니다.

김시습은 <전등신화>를 읽고 "전등신화 한편만 읽어도 입을 벌리고 웃을 만하니 내 평생의 뭉친 가슴을 쓸어 없애준다." 고 했을 만큼 <전등신화>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김시습은 문장의 대가였습니다. 그러나 세조가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것에 분개하여 벼슬과 인연을 끊고 평생 전국 각지를 떠돌아 다녔습니다.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민간에 떠돌아 다니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듣고 이것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써보고자 했습니다. <금오신화>의 다섯 작품이 모두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한 기이한 이야기로 꾸며진 것은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쌍녀분설화

최치원은 12세에 당나라로 유학을 가 과거에 장원을 하여 율수현의 현위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남쪽에 있는 초현관에 놀러갔다가 초현관 앞에 쌍녀분이라는 무덤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최치원은 석문시를 지어 무덤 주인의 외로운 혼백을 달래줍니다. 그러자 홀연히 취금이란 이름의 시녀가 나타나, 시녀는 무덤의 주인인 팔낭자와 구낭의 화답시를 전해줍니다. 이 시를 읽고 감동한 최치원은 다시 답시를 지어 그들은 만나기를 청합니다. 얼마후 아름다운 두 여인이 나타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두여인은 율수현의 부자 장씨의 딸들로, 장씨는 두 딸들을 소금장수와 차장수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했는데, 두 딸들은 그 문제로 고민하다가 그만 죽게되어 부모는 할수 없이 장사지내고 그 무덤을 쌍녀분이라 했습니다. 한을 품고 죽은 두 여인은 최치원과 같은 수재를 만나 회포를 풀게 되었다고 기뻐했습니다. 세 사람은 술자리를 갖고 서로 술을 권하면서 달과 바람을 시의 제목으로 삼아 시를 짓고 또 베개를 나란히 하여 정을 나눠었습니다. 날이 밝자 두 여인은 천년의 한을 풀었다고 최치원에게 사례하고 훗날 자신의 무덤을 잘 살펴달라고 부탁을 하고 사라집니다. 최치원은 그 다음날 무덤으로 돌아와 두 사람을 애도하고 장시를 지어줍니다. 그후 신라로 돌아와 여러 명승지를 유람하다가 마지막으로 가야산 해인사에 들어가 세상과 인연을 끊습니다.

쌍녀분설화는 신라 『수이전』에 있으며, 『태평통재(太平通載)』 권68에 실려 전합니다. 『대동운부군옥』에 전하는 「선녀홍대(仙女紅袋)」는 이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아마도 김시습은 수이전의 쌍녀분설화를 읽고 이생규장전의 모티브를 삼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이생규장전>은 <만복사저포기>처럼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 전반부는 이승에서의 자유로운 사랑을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죽은 인간과의 생사를 넘어선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정소설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제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전기소설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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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생과 최랑을 비교해 본다면 이생보다는 최랑이 애정면에서 훨씬 적극적입니다. 이생이 담장 안을 엿보다가 최랑을 발견했을때, 최랑은 담장 안에서 님을 그리는 시를 읊습니다. 담장 안에서 갇혀 지내야 하는 최랑의 입장에서 님을 불러들이는 적극적인 행위는 작품 전체에서 일관되게 이어집니다. 결혼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 홍건적을 만났으나 기개와 죽음뒤에도 이생을 다시 찾아와 못 다한 사랑을 더 누리려는 행위에서도 엿 볼수 있습니다. 작품 전체에서 최랑이 보여주는 의지와 절개는 생사를 뛰어넘는 비장함마저 나타나는데, 이에 비해 이생은 최랑에게 다분히 소극적으로 이끌려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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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규장전이라는 제목은 이생이 담장너머 최랑을 엿본다는 뜻으로 생각만해도 가슴떨리고 익싸이팅하고 흥미로운 소재이지만 현생의 사랑과 귀신이 된 후 저승의 사랑이 지금까지도 아련히 남아있음은 김시습의 순탄치 않았던 여인관계와 연결되지 않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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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ier,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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