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5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기인이며 시대의 반항아 그리고 유불선 통달, 전국 각지 방랑자이자, 시인, 소설가인 김시습의 금오신화중 남연부주지에 대해 알아봅니다.

2024. 1. 7. 06:00백촌 김문기 선생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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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5 조선 최고의 천재이자 기인이며 시대의 반항아 그리고 유불선 통달, 전국 각지 방랑자이자, 시인, 소설가인 김시습의 금오신화중 남연부주지에 대해 알아봅니다.

 

금오신화는 김시습(1435~1493)이 세조가 단종에게 강제로 선위를 받고 단종복위 운동인 사육신 사건을 거쳐 관서 관동 호서 호남을 유람하고 경주 용장사 부근 금오산실을 짓고 정착한 1465년(31세) 이후에 저술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연부주지>는 <금오신화> 가운데 김시습의 사상이 가장 잘 압축되어 있는 사상소설 입니다. 다른 작품과 달리 삽입시가 전혀 없으며, 여성 등장인물과의 애정문제가 나오지 않습니다. 김시습 자신의 철학적인 견해를 설명하기 위해 일부러 서정성을 없애고 토론 형식이라는 직설적인 어법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있습니다.

김시습은 염마왕이란 가상 인물을 통해 그가 처한 시대의 이념적인 모순과 정치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려고 이 작품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염마왕의 입을 빌어 유교를 정도로 보고 불교를 사교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교의 필요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고 공자는 문물이 밝은 중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르치면 사람들이 쉽게 따라올수 있고, 석가는 성품이 나쁜 소인들이 있는 서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결국 사도를 써야 했다면서 불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세속적인 불교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고 있으며, 많은 비용을 들여 재를 올리고 죽은자의 명복을 빌거나 속죄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위선이라고 비판합니다.

또한 불교에서 말하는 천당과 지옥을 부정하고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미신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정치에 대해서는 왕도와 패도가 다르며 왕도를 고취하고 패도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박생과 염마왕의 문답을 통해 작자는 현실의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염마왕의 입을 통해서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고 있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귀신관, 유불관, 이상관, 치국관 등 김시습이 평소에 갖고 있었던 생각과 현실과의 갈등속에서 저승을 부정하는 염마왕의 역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정당하다는 확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김시습 당대의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자 염마왕과의 문답 형식을 빌어쓴 것이며, 또 염마왕을 유교의 현명한 군주로 설정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주장이 타당하지 않음을 비판하는 역설적인 수법을 쓰고 있습니다.

<전등신화> 영호생명몽록 <금오신화> 남염부주지

전등신화는 1378년 명나라 구우가 쓴 괴기소설집으로 처음에는 40권으로 지어졌으나 현재에는 20편의 단편과 부록 1권만이 남아있습니다. 구우는 전당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평생 불우하여 지방에서 낮은 벼슬을 하면서 떠돌아 다녔습니다. 구우가 살던 시대는 당나라 사람들이 지은 염정소설의 문체로 작품을 쓰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당나라 시대의 염정소설은 신이하고 괴기스러운 내용을 섞어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쓴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문어체로 쓰는 것이 특징 이었습니다.

김시습은 <전등신화>를 읽고 "전등신화 한편만 읽어도 입을 벌리고 웃을 만하니 내 평생의 뭉친 가슴을 쓸어 없애준다." 고 했을 만큼 <전등신화>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김시습은 문장의 대가였습니다. 그러나 세조가 조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것에 분개하여 벼슬과 인연을 끊고 평생 전국 각지를 떠돌아 다녔습니다.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민간에 떠돌아 다니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듣고 이것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써보고자 했습니다. <금오신화>의 다섯 작품이 모두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한 기이한 이야기로 꾸며진 것은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구우의 영호생명몽록

영호생은 이웃에 사는 오로라고 하는 탐욕이 많은 거부가 죽었으나 그 집의 사람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불사를 행하여 거부가 다시 재생한 것을 보게 된다.

명부에서 선악의 판결을 공평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의분을 품고 이에 대한 풍자시를 짓는다. 그러자 꿈에 염왕의 사자가 와서 영호생을 명부로 끌고 간다. 영호생은 공술장을 써서 염왕의 부당한 판결을 공박하고 염왕의 처벌을 피하고 오히려 용서를 받게 된다. 영호생이 꿈에서 깨어나자 오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남염부주지는 구우의 전등신화중 영호생명몽록의 영향을 받아 지은 것을 보입니다.

 

박생은 과거에 한번도 등제하지 못한 낙방거사로서 순박하고 온후한 성격의 소유자 입니다. 불교, 무격, 귀신 등에 대해서 의심과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유학의 왕도정치로 다스려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에서 남염부주의 왕을 만나 평소 의심하고 있던 유교와 불교의 차이를 묻고 평소에 자신이 생각하던 답을 염마왕으로부터 듣습니다 . 그것은 유학은 정도이이고 불교는 사도라는 점을 확인하고 남염부주의 왕으로부터 왕이 될 수 있는 자질도 인정받습니다.

염마왕은 도둑떼를 토벌하는 충성심으로 말미암아 죽은 뒤에 남염부주의 왕이 되어 도둑떼가 없는 건전한 세계를 만들고, 유학의 정도를 밟아 왕도정치를 펼치는 왕으로서 박생의 임금될 자질을 인정하고 선위를 합니다. 무의식 속에서 박생이 꿈꾸는 이상적인 치자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염마왕은 작가가 자신의 사상이 타당한 것을 입증해 보이기 위하여 설정한 가상적인 존재입니다.

 

 
<남염부주>란 남쪽에 화염이 구름처럼 떠다니는 마을로서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 10대왕(진광,초광,송제,오관,염라,변성,태산,평등,도시,전륜대왕) 중의 한명인 염라왕이 다스리는 곳으로, 발설(拔舌) 지옥을 다스리며 거짓말, 이간질, 상스럽고 잡스러운 말을 하는 자를 혀로 쟁기질하는 처벌을 하는 곳 입니다.

 

김시습은 남염부주의 염마왕과 문답을 통해 유교의 왕도정치, 불교의 미신타파, 신적 · 신비주의적 세계관을 부정하고 현실적 · 합리주의적 세계관을 보여주며, 폭력과 억압을 거부하는 민본주의 정치사상을 주창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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