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8 한문소설의 대가 연암 박지원 민옹전, 연암 작품 정리 8 유능한 재주와 포부를 가졌지만 뜻을 펼칠수 없었던 무관 민옹에 대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2024. 1. 17. 06:01마음공부_책_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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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상풍정(김홍도, 1778, 〈행려풍속도〉 8폭 병풍 부분)

 

연재 8 한문소설의 대가 연암 박지원 민옹전, 연암 작품 정리 8 유능한 재주와 포부를 가졌지만 뜻을 펼칠수 없었던 무관 민옹에 대한 일화를 소개합니다.

 

민옹은 불우낙천한 일생으로 보냈으면서도 범상하지 않고 호탈한 성격의 기인으로 해학과 독설과 풍자가 풍부한 이야기꾼입니다. 그러나 재능이 있음에도 중히 등용되지 못하고 불우하게 살다간 당대 사회에서 소외된 지식인입니다.

나는 연암으로 18세 전후로 거식증과 불면증을 앓고 있으며, 재기 발랄하고 타당성 있게 사회현실을 풍자한 민옹의 논리를 높이 평가하고, 민옹의 행위와 사상에 매료되어 그의 일화 중에서 골계, 풍자, 은어를 엮어 사회제도의 모순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민옹의 아내는 민옹이 70세가 되었을 때까지 민옹을 내조한 인물입니다. 시정 지식인의 아내로 생산수단이 없는 남편이 출세하기를 고대하고 남편만을 믿으면서 살아온 인물입니다.

춤추는 아이_단원 풍속도첩_국립중앙박물관_소장품

민유신은 무신년(1728년) 이인좌의 난에 종군한 공으로 첨사<종3품>의 벼슬을 받았으나, 시골집으로 돌아온 뒤로는 벼슬을 하지 않습니다. 민옹이 70세가 되어도 이룬일이 없자 아내가 올해는 까마귀를 그리지 않느냐며 조롱하여도 먹을 갈아달라고 하여, 범증은 70세에 기이한 계교를 좋아했다고 쓰고 태연합니다.

나(연암)는 거식증과 불면증이 있었으나, 민옹의 기이한 언행으로 입맛은 살아나고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귀신은 어두운곳에 앉은 자, 신선은 속세를 싫어하는 가난한 사람, 불사약은 복령, 인삼, 구기자가 아닌 밥, 인간을 황충이라고 비유한 점, 춘첩자 방제(연암이 민씨를 늙은개로 이빨빠진 웅얼이라 놀림)를 민씨는 큰인물이라고 해석한점 등은 그야말로 풍자와 해학의 극치라 하겠습니다.

민옹전은 1757년에 지은 연암별집 <방경각외전>에 실려있는 한문 단편소설입니다. 연암은 서문에 "민옹은 사람을 황충(누리, 메뚜깃과의 곤충으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줌)으로 보았으니, 그가 배운 도가 마치 용과도 같다. 우스갯소리로 풍자하였으니, 세상을 희롱하는데 거침 없었다. 벽 위에 써 붙여 스스로 분발하였으니 게으름뱅이를 경계할 만하다. 그래서 <민옹전>을 지었다" 고 썼습니다.

1744년~1760년 사이의 한양도

민옹전의 주인공인 민유신은 낙천적 기질의 소유자로서 세상을 초탈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을 몰라주는 세상에 대해 골계로써 풍자하며 살아갑니다.

이렇듯 자신의 능력을 쓰고 싶어도 사회적 제약 때문에 쓸수 없는 불행한 인물로 묘사되며, 당대 과거제에 의존한 인재등용의 모순과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연암은 18세 전후 과거에 전념하였으나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됩니다. 이것은 혼탁한 당시의 정치현실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품게 되고 자신의 장래 거취에 대해 번민을 거듭하다가 생긴 병입니다.

연암의 초기문학을 대변하는 <방경각외전>은 이같이 젊은 날의 심각한 정신적 방황에서 창작된 것으로, 수록된 대부분이 연암 자신의 우울증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꾼 음악가들을 불러 당시 기이한 인물 사건등을 취재한 것입니다.

연암의 작품 총정리(작품명-수록-창작 연대-주제)

마장전 : 방경각외전, 1754년 이전, 도학자들의 위선 풍자

예덕 선생전 : 방경간외전, 1754년 이전, 직업적 차별 타파 및 전인의 성실성

광문자전 : 방경각외전, 1754년 양반 사회의 간접적 풍자

민옹전 : 방경각외전, 1757년, 무위 도식하는 유생 풍자와 미신타파

양반전 : 방경각외전, 1757년 이후, 양반 생활의 허식과 불패상 폭로

김신선전 : 방경각외전, 1764년, 신선 사상의 허무 맹랑한 폭로 및 탐구

우상전 : 방경각외전, 1766년 이후, 나라의 인재 등용의 맹점 비판

호질 : 열하일기, 1780년, 도학자들의 위선 풍자

허생전 : 열하일기, 1780년, 양반의 무능력 비판과 자아 각성 촉구

열녀함양박씨전 : 방경각외전, 1793년, 개가 금지의 반대

 

정축년(1757년) 민유신을 위해 <민옹전>을 짓고 그를 기린다

아아, 민영감이시여.

괴상하고도 기이하며, 놀랍고도 깜찍스럽구려.

기쁘고도 노여우며, 또한 알밉구려.

저 바람벽의 까마귀가 끝내 새매로 화하지 못했구려.

영감께선 뜻을 지닌 선비였건만.

마지막 늙어 죽을 때까지 쓰이지 못했구려.

내 그래를 위해 전(傳)을 지으니.

아아, 그대는 오히려 죽지 않을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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