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020 조선왕조실록 행주대첩의 숨은 공신 문종 화차 신기전에 대해 알아봅니다. ​

2024. 3. 11. 06:00백촌 김문기 선생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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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020 조선왕조실록 행주대첩의 숨은 공신 문종 화차 신기전에 대해 알아봅니다. ​

문종 때의 화차_병기도설

매년 3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산에 위치한 행주산성에서는 대첩제가 열린다.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꼽히는 행주대첩은 왜란 당시 왜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던 조선 관군이 크게 이긴 몇 안 되는 전투 가운데 하나였다.

왜군이 행주산성을 공격했을 때, 2,000여 명의 군사들은 물론 승병과 의병, 아녀자들이 행주치마로 돌을 나르는 등 모두 하나가 되어 왜군 3만 명을 물리쳤다. 행주산성은 통일 신라시대에 쌓은 것으로 보이는 토성으로 총 1km에 달하는 비록 작지만 남쪽으로 한강을 끼고 동남쪽으로는 산세가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천연 요새의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다.

신기전

행주대첩의 숨은 공신 화차

전남 무안에 있는 한 묘비에서 행주대첩을 이끈 권율 장군이 남겼다는 말 한마디가 새겨져 있다.

'행주산성의 이김은 내가 참으로 화차를 가지고 이긴 것이니라' 이는 행주대첩이 행주치마가 아닌 또 하나의 공신이 화차임을 말해주고 있다.

화차란 2개의 바퀴가 달린 수레 위에 화살이나 총을 수백 개 혹은 수십 개씩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발사대를 설치해서 만든 조선의 독창적인 화약 병기이다.

화차는 태종 9년 이도(세종)와 최해산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그 후 1451년 문종대에 문종의 동생인 임영대군이 화차를 만들었으며 이 화차가 화약 병기로써는 처음 역사에 등장하게 된다.

성종 때 기록된 <국조오례서례>에는 1474년 문종이 직접 고안한 화차 설계도가 전해져 오고 있다. 문종이 직접 설계한 이 도안에 의하면, 문종 화차는 2가지 종류의 발사대를 설치할 수 있고, 그중 하나는 사전총통 50개를 장전할 수 있으므로 '총통기'다. 사전총통기에는 4발의 화살을 장전할 수 있으므로 '총통기'는 한 번에 200개의 화살을 발사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발사대는 신기전 100개를 동시 발사할 수 있는 '신기전기'였는데 대신기전의 경우 2km까지 날려 보낼 수 있었다. 바로 이런 첨단 무기가 임진왜란 당시 권율의 행주산성에도 있었던 것이다.

문종은 <동국병감> <고려사> <고려사절요>를 편찬했고, <진법구편>을 직접 저술하으며, 세자로 있을 때부터 진법을 편찬하는 등 군정에 밝아 화차를 직접 설계해 서울에 50량, 변경에 80량을 두었으며 1451년 말까지 500여 대의 화차를 지방에 배치하였다.

문종 이후 무기 관리가 소홀하여 임진왜란 전의 조사에 따르면 500여 대의 화차는 고작 20대가 남아 있었으며, 행주대첩에 사용된 화차는 변이중이 만든 화차로, 변이중은 이이의 경험적이고 실천적인 학문의 영향을 받아 예학과 과학 그리고 군사 병법 등 다양한 분야에 두루 조예가 깊은 인물이었다. 변이중은 임진왜란 때 전투를 지원하는 특별 어사로 임명되어 의병을 모의거나 무기를 모아서 관군에게 조달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변이중은 왜군의 조총에 대항하기 위해 문종 화차를 직접 제작 실험하여 1592년 말에 완성한다.

그 후 변이중은 300대나 되는 화차를 만들어서 여러 장수에게 보냈으며, 제작비로 사비와 사촌 동생인 변윤중의 재산까지 모두 털어 넣었다. 변이중의 저서인 <망암집> 제3권인 <총통화전도설>을 보면 임진왜란 당시 그가 제작했던 무기들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변이중은 화차 이외에도 다양한 무기 18종을 제작했다. 그중 총통 완구류는 모두 11가지이며 그중 '일총통' '장군총통' '사전총통' 등과 같은 총통류는 주로 적을 죽이거나 헤치는 살상용으로 쓰였다. 당시의 총통류는 주로 화통, 화약, 점화선의 구조로 되어 있어서 화약에 연결되어 있는 점화선에 불을 붙이면 화약이 폭발하면서 장전되어 있는 화살을 발사하는 형태였다. 화살의 종류에 따라 사정거리는 대체로 200~400m 정도였다.

임진왜란 당시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바로 '로켓 병기'였다. '로켓 병기'는 화약의 힘을 이용한 자체 추진력으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무기였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기전'이었다. '신기전'은 그 폭발력과 명중률에서 당시 가장 앞섰던 '로켓 병기' 로써 그 길이와 화약의 크기에 따라 1.5km까지 날아갔으며 살상력 또한 매우 뛰어났다.

'지화통'은 하늘로 향하게 하여 땅에 묻어 두었다가 적군이 접근할 때 불을 붙이면 공중으로 불이 터져 나오게 만든 것으로 적의 추격이나 접근을 막는 데 사용되었다.

임진왜란 때 개인 화기로 왜군은 '조총'을 조선 관군은 '승자총통'을 갖고 있었는데, '승자총통'은 '조총'에 비해 성능이 매우 떨어졌다. 사정거리는 승자총통이 7배가 넘지만 발사 시간이 3배나 더 걸렸으며 가늠쇠가 없어서 명중률이 낮았다. 이처럼 임진왜란은 창이나 칼 화살로만 싸운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화약 무기로 싸웠던 첨단 무기전 이었으며 행주산성 전투는 조선 무기의 위력을 실제 전투에서 보여 준 예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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